수개월간 장애학생 학폭 피해, "조사 과정 허점"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달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들에게 수개월 동안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그런데 학교폭력 조사와 대응 과정에서 장애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인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채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학생 여러 명이 한 학생을 둘러쌉니다.
피해 학생 몸을 들어 올려 여러 차례 빙빙 돌리고, 밀대를 휘두르려 하자 피해 학생이 손으로 겨우 막아냅니다.
지난달 28일, 이 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 학생이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피해 학생은 폭행 과정에서 손목이 골절돼 수술까지 받았고 괴롭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에도 올라왔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 : "(조사 과정에서) 질문이 좀 어렵습니다.
아무리 제가 옆에서 (설명)해도, 결론은 학폭 위원들이 말하는 용어가 뭘 의미하는지 우리 애(피해 학생)가 이해를 전혀 못하거든요.
(cctv 보면 피해 학생이 폭력 행사에) 욕하지 마, 계속 달라 붙어도.
(나중에) 조금만 잘해주면 웃어요."
문제는 학교폭력 조사와 대응 과정입니다.
피해 학생 측은 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조사관이 조사에 참여했고, 학교로부터는 '담배 연기는 폭력이 될 수 없다','가해 학생들에게도 수업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관할 교육지원청은 특수교육지원센터 인권지원단의 협조 요청 공문을 받고도 별도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교와 강남교육지원청은 "절차대로 모든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이 지원청의 학교폭력 심의위원 가운데 장애 관련 교육을 이수한 위원도 약 15%에 그쳤습니다.
홍정련/울산장애인인권복지협회 대표 : "문제는 (피해 학생이) 학교 폭력의 굉장한 트라우마에 지금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을 한 가해 학생에게 (1명에게만) 학교 폭력 대책 심의위원회에서 징계 결과로 장애 이해 교육 2시간이 나왔습니다.
(조사 및 심의에서) 발달장애 학생의 진술을 조력하기 위한 (전문적인) 도움들이 지원돼야 되거든요."
울산교육청은 "조사 등의 과정이 적절했는지 다시 살펴보고, 장애 학생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전문가 참여와 피해 학생 보호 절차를 세심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UBC뉴스 이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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